[뉴스메이커] 이어령

2022-02-28 4

[뉴스메이커] 이어령

뉴스 속 주인공을 만나보는 시간, 입니다.

지난 26일 별세한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빈소에 조문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대의 지성, 우리 시대의 스승으로 묘사됐던 이어령 선생님의 삶을 오늘의 뉴스메이커에서 만나봅니다.

지금 들으시는 이 곡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주제곡입니다.

손에 손을 잡고 벽을 넘어서 모든 진영이 참가하자는 의미가 담겨있죠.

1988년 서울 올림픽의 대표 구호였던 '벽을 넘어서'라는 표어는 바로,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생각에서 탄생했습니다.

개회식과 폐회식의 총괄 기획을 맡은 문화 기획자로서, 당시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굴렁쇠 소년'을 연출하기도 했죠.

그런데 고 이어령 선생의 빈소에서 선생이 88올림픽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바로 그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 감동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세대와 세대가, 진보와 보수가, 문화계와 언론계, 정치계까지 모두 '벽을 너머' 하나된 마음으로 이어령 선생의 별세 소식에 추모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죠.

놀라운 아이디어를 가진 천재, 엄청난 다독가, 고인만큼 모든 분야를 통섭할 수 있는 사람은 못 봤다.

그를 향해 쏟아지는 찬사와,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별세 소식에 그는 또 한 번 우리 시대의 진짜 스승이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 이어령 선생의 별세 소식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건, 그가 우리 시대에 남긴 삶의 흔적 때문입니다.

20대 초반 문학평론가로 시작해 소설가와 시인은 물론, 언론인, 칼럼니스트, 문화 기획자, 교수, 출판인 등 그는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큰 자취를 남겼습니다.

특히 이어령 선생은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하는 '디지로그'라는 개념을 만드는 등 '창조자'로서 이 시대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죠.

문화공보부를 공보처와 문화부로 분리하면서 1990년 출범한 문화부의 초대 장관을 맡아 문화정책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도 바로 이어령 선생이었죠.

그러나 이어령 선생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애착을 가졌던 건 글쓰기였습니다.

60여 년간 수많은 저서를 집필하며 '한국 문화론'을 제시한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죠.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는 흙의 순서를 뒤집어 '저'를 덧붙인 제목만으로도 신선하다는 평을 얻었고, 이를 통해 '언어의 마술사'로도 불리기도 했습니다.

"삶과 죽음은 손바닥과 손등 같은 관계다 죽음을 조금도 두려워할 게 없다" 생전에 그가 남긴 죽음의 의미입니다.

어느 날 신나게 애들이랑 놀고 있는데 불쑥 부르는 소리를 듣는 것. '그만 놀고 들어와 밥 먹어!'라며 엄마의 세계로 건너오라는 명령.
그렇게 죽음에 두려움 없이 떠난, 고 이어령 선생.

그러나 선생의 별세 소식에 '벽을 너머서'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건, 그를 차마 놓기 어려운 우리 사회의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요.

지금까지 '뉴스메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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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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